제목 함께 뛴 말 1만6000필... 이 순정한 동물이 나를 살아있게 했다
작성자 aaa
작성일자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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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말에서 굴러떨어지고, 말발굽에 허리가 짓밟히고, 갈비뼈가 동강 나고, 다리가 부러졌다. 관중의 욕설과 신발이 예사로 날아왔다. 경주가 끝나도 며칠은 눈 속에서 고운 모래알이 지걱거렸다.

그렇게 39년간 말만 탔다. 좀 더 편한 인생, 그럴듯한 변신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게 내 천직(天職)이니까.” 한국 최고의 경마 기수(騎手), ‘경마 대통령’ 박태종(61)은 담담히 말했다.

박태종은 경마를 모르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1987년 스물두 살에 데뷔해 2025년 환갑으로 정년을 맞기까지, 무려 1만6016번 출전했고 2249번 우승했다. 한국영광출장샵 진주출장샵 근대 경마 104년 역사상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경이로운 기록. 키 147㎝, 체중 46㎏인 그가 ‘경마의 거인’이자 ‘국민 기수’ ‘한국 경마의 대명사’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이유다.


박태종(61) 기수가 걸어온 길. /그래픽=송윤혜 기자
박태종(61) 기수가 걸어온 길. /그래픽=송윤혜 기자
박태종은 만 60세 생일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1일 은퇴 경주를 치렀다. 서울 제6경주(1300m)에서 ‘미라클삭스’를 타고 전성기 때와 다름없는 집중력으로 경기를 끌어가던 그는 막판 후배에게 추월당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환하게 웃으며 고별 인사하는 그에게 팬과 동료, 경마장 직원들이 몰려들어 꽃다발을 안기며 눈물을 훔쳤다. “박태종이 없는 경마를 상상하기 힘들다” “영웅의 퇴장으로 한 시대가 저무는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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